라마르크 용불용설 후성유전학으로 부할한다. 인간의 성격 발달에 끼치는 영향을 두고 벌어지는 논쟁에 흔히 등장하는 대립 구도가 ‘본성 대 양육’이다. 이 구도를 생물학적 언술로 바꾸면 ‘유전 대 환경’이 되는데, 생물학 영역에서 이 대립 구도를 새롭게 해명하는 분야로 후성유전학이 떠오르고 있다. ‘경험은 어떻게 유전자에 새겨지는가’ 유전자 결정론에 반기를 들고 나온 것이 후성유전학이다. 후천적 경험이 유전자와 함께 작용해 생명체의 형질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후성유전학의 핵심 주장이다. 유전자가 켜지거나 꺼지는 데 핵심 기능을 하는 것이 ‘메틸기’인데 이 메틸기가 유전자에 달라붙으면(곧 메틸화하면) 그 유전자의 기능이 꺼지고, 메틸기가 유전자에서 떨어지면(곧 탈메틸화하면) 유전자의 기능이 켜진다. 메틸화 또는 탈메틸화를 통해 생명체의 특성이 만들어진다. 후성유전의 효과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일란성 쌍둥이다. 어린 쌍둥이일수록 그 효과의 패턴이 유사하다가 나이가 들면서 점차 달라진다. 각기 다른 경험이 쌓이면서 패턴이 불일치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이다. 더 직접적인 사례는 꿀벌에게서 볼 수 있다. 일벌과 여왕벌은 유전자상으로는 전혀 차이가 없다. 그런데도 여왕벌은 일벌보다 몸집이 2배나 크고 수명은 20배나 길다. 또 일벌에게 있는 벌침과 꽃가루바구니가 여왕벌에게는 없다. 일벌 애벌레와 달리 여왕벌 애벌레는 로열젤리를 먹는데, 로열젤리 속 단백질이 특정한 유전자를 활성화함으로써 애벌레를 여왕벌로 만드는 것이다. 이런 후성유전이 세대를 넘어 대물림되는 경우를 보여준다. 연구팀은 한쪽에는 새끼 쥐를 잘 보살피는 어미 쥐를 넣고, 다른 쪽에는 그렇지 않은 어미 쥐를 넣어 새끼를 기르게 했다. 새끼를 보살피지 않는 어미 쥐 밑에서 자란 새끼 쥐들을 보니, 뇌 속의 특정 유전자가 활성화되지 못했다. 그 결과로 이 새끼 쥐들은 어미 쥐를 닮아 자식 쥐를 돌보지 않는 경향이 더 컸다. 또 이 쥐들은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단백질을 더 적게 생산했고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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